달리기와 미니멀라이프를 기록하는 공간

2026년 하반기, 춘마 대신 인천마라톤을 선택했다

벌써 3년째 풀코스에 도전하고 있다. 2024년에는 JTBC마라톤에서 첫 완주의 기쁨을 누렸고, 2025년에는 춘천마라톤에서 31초 차이로 서브4를 놓치며 좌절을 맛봤다. 세 번째 풀코스였던 2026년 동아마라톤에서는 처음으로 기록 퇴보를 겪었다. 겨우내 열심히 뛰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결과이기는 했지만, 기록이 뒤로 밀리는 경험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다.

네 번째 풀코스가 될 올가을에는 춘마와 제마 대신 인천마라톤을 선택했다. 대회일은 11월 22일. 춘마와는 한 달, 제마와는 3주 정도 차이가 난다.

사실 신청에 성공한 춘마를 취소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취소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웠다. 참가비 15만원, 버스비 2만원 환불 문자가 연달아 날아왔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17만원을 번 것 같았다. 정말 후련했다.

사실 춘천에 가기엔 내 열정이 부족하다. 요즘 나의 월 마일리지는 100~130km 정도다. 풀코스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200km 내외로는 달려야 하는데, 그럴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작년에는 그래도 180km는 넘게 달렸던 것 같은데.

그렇다 보니 춘천행이 더 멀게 느껴진다. 새벽부터 춘천까지 가서, 사투를 벌이며 42.195km를 뛴 뒤, 같은 길을 고생스럽게 되돌아와야 한다. 그런 각오를 하기에는 내 기대감이 그리 크지 못하다.

80주년 기념 바람막이가 무척 갖고 싶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취소하고 17만원을 돌려받기로 결정했다.

인천마라톤은 합리적이다. 참가비가 8만원이다. 작년 1회 대회는 구월동 쪽 언덕 코스가 악명 높았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영종도와 청라 쪽으로 코스가 바뀌었다. 나름 인천이 고향인 나다. 영종도나 청라에 언덕이 많았던 기억은 없다. 분명 기록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인천은 수도권이다. 공항철도로 대회장까지 쉽게 갈 수 있고, 대회 전후로 본가에 머물수도 있다. 11월 말이라는 시기도 좋다. 추위가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요즘 같은 기후위기 시대라면 11월 말에도 5~10도 정도의 뛸 만한 날씨가 아닐까 기대해본다.

여러가지 이유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늘어난 기간만큼 잘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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