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리 워시드 스포츠 자켓 — 미니멀리스트의 선택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옷이다. 우리나라 사계절 뚜렷한 기후가 자랑이라고, 주입식 교육을 받았지만 솔직히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연중 온하거나 더운 대만, 홍콩, 싱가포르 같은 기후가 나와는 더 잘 맞는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 살면서 옷가지를 줄이려면, 하나의 옷이 여러 상황을 커버해야 한다. 작년에 구매한 포터리 워시드 스포츠 자켓이 이 역할을 꽤 잘 해내고 있다.


포터리라는 브랜드

30대 남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브랜드다. 옷들이 기본적으로 낙낙하면서도 포멀한 구석이 있어서, 젊은 직장인에게 잘 어울린다. 거의 유니클로만 입는 전형적인 30대 남성인 나도 오래전부터 눈여겨봤지만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안 갔다.

그러다 작년 10월에 워시드 스포츠 자켓을 샀다. 이런 저런 할인을 받은 최종 결제 금액은 23만원. 포터리 의류 중에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자켓은 한 번 사면 오래 입으니까, 이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울이냐 워시드냐

비슷한 디자인의 울 스포츠 자켓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구입 시점인 10월 말의 날씨에는 울 자켓이 더 어울렸다. 그래도 한국 날씨에서 울 자켓의 효용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겨울엔 어차피 패딩이나 코트를 입어야 한다. 반면에 날씨가 조금만 더워져도 울을 입을 수 없다.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기간은 일년에 두 달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워시드 자켓은 울 보다는 확실히 얇고 가볍다. 그래서 봄, 가을은 물론 조금 더운 초여름에도 반팔 티셔츠와 함께 착용 가능하다. 초겨울에도 니트나 목티를 이너로 입으면 충분히 따뜻하다. 겨울에도 자켓을 사무실에 두고 다니면, 보고나 회의참석 용도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캐주얼과 포멀 둘 다 가능

평소에 XL을 입는데 L을 샀다. 살짝 낙낙하게 맞는다. 딱 좋다. 청바지와 입으면 캐주얼해 보이고, 슬랙스와 입으면 포멀해 보인다. 하나의 자켓이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욕심을 낸다면 셋업으로 나오는 포터리 슬랙스와 함께 착용하면 정장으로 활용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나는 포터리 슬랙스의 가격을 납득할 준비가 아직은 안되어서 셋업을 구성하지는 못했다.

미니멀리즘은 선택이 쌓이는 것

옷을 적게 가지고 싶다면, 결국 하나를 고를 때 더 오래 고민해야 한다. 덜 사고, 더 오래 입고, 더 많은 상황에서 쓰는 것. 미니멀 라이프는 결국 그런 선택을 쌓는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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