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마를 마치고 나서 나의 달리기에 대해 클로드와 나눈 대화에서 생각보다 많은 걸 배웠다.
글리코겐과 지방, 두 가지 연료
- 몸은 두 가지 연료를 쓴다. 글리코겐과 지방.
- 지방은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 태울 수 있다. 글리코겐은 산소 없이도 태울 수 있어서 몸이 급할 때 선택하는 연료다.
- 강도가 낮을수록 산소가 충분하니까 지방과 글리코겐을 같이 태운다. 강도가 올라갈수록 산소 공급이 따라오지 못해 글리코겐 의존도가 높아진다. 전력질주 수준이 되면 글리코겐만 태운다.
- 레이스 페이스는 유산소 영역이지만 강도가 높아 글리코겐을 80% 가까이 쓰는 상태다. 글리코겐의 양이 한정돼 있으니 후반에 고갈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후반부에 무너지는 이유
- 나는 하프 기록 대비 풀코스가 유독 약하다. 풀코스를 세 번 뛰었는데 모두 비슷한 지점에서 무너졌다. 하프 PB 1:35 기준 풀코스 예측은 3:17~3:22인데 실제로는 서브4도 못 했다. 격차가 40분이 넘는다.
- 이유가 명확해졌다. 지방 연소 시스템이 훈련되지 않아서 글리코겐이 바닥나는 순간 전환할 옵션이 없었던 것이다. 몸이 “연료 없다, 멈춰”를 보내는 신호를 정신력으로 누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왜 Zone 2인가
- 해결책은 지방 연소 시스템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Zone 2, 심박 130~140bpm을 유지하는 저강도 장거리 훈련이다.
- Zone 2에서 꾸준히 달리면 근육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 수가 늘어난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와 연료를 받아 실제 에너지로 변환하는 공장이다. 공장이 많아지면 같은 연료를 더 효율적으로 태우고, 부산물인 젖산도 다시 연료로 재활용한다.
- 효과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레이스 페이스에서도 지방을 30~40% 같이 태우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글리코겐 탱크가 덜 닳으니 30km 이후가 달라진다. 둘째, 미토콘드리아가 늘어나 같은 글리코겐으로 더 큰 출력이 나온다.
- 엘리트 마라토너가 주 훈련의 80%를 Zone 2로 채우는 이유가 여기 있다. 레이스는 빠르게 달려도, 그 속도를 오래 유지하는 능력은 느린 훈련에서 나온다.
앞으로의 훈련 방향
- 아침 5km 조깅
- 주 1회 Zone 2 롱런 20km 이상
- 저녁에는 보강운동
- 템포런, 인터벌은 지금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