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미니멀라이프를 기록하는 공간

탕감보다 파산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 상록수라는 회사가 청산된다
  • 11만 명이 23년 만에 해방됐다고 한다
  • 2003년 카드대란 때 금융사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부실채권 처리회사다
  • 23년간 채권을 팔지 않고 쥐면서 출자 금융사들에게 5년간 420억원을 배당했다
  • 경향신문 보도가 나가고 하루 만에 청산하기로 했다

공정이라는 감각

이 뉴스를 보고 솔직히 나도 불편했다. 빚은 갚아야 한다. 나는 이렇게 성실하게 살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저 장기간 연체했다는 이유로 빚을 탕감해준다는 사실이 불편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생각해야 할 다른 부분들도 있다. 카드대란 때 금융사들은 국민 세금으로 구제받았다. 채무자들은 23년간 신용불량자로 살아왔다. 강자는 구제받고 약자는 방치됐다.

어느 쪽이 더 불공정한가. 질문이 이렇게 바뀌면 답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파산이었으면 어땠을까

23년간 찔끔찔끔 갚으면서 버텨온 사람들. 이들 중 상당수는 개인파산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몰랐거나, 알아도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다. 변호사 비용, 복잡한 절차 등등…

그렇다면 탕감 대신 한시적으로 파산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정 기간 신청을 받아 일괄 처리하는 방식은 어땠을까?

  •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니 공정 감수성과 충돌이 적다
  • 비슷한 피해가 또 생겼을 때 반복 적용이 가능한 틀이 된다

물론 이런 방식은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 느리다. 탕감이 선택된 건 그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탕감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23년은 너무 길었고, 그 시간을 버텨온 사람들의 고통은 실재한다.

다만 나는 성실하게 빚 안 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감정도 생각한다. 그 불편함이 냉정하거나 이기적인 게 아니다. 그 감각을 존중하는 방식으로도 이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았을까. 파산이라는 제도가 그 접점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이 가장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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