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갖고 싶었던 파타고니아 티셔츠를 구입한 뒤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파타고니아 홈페이지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많은 칼럼을 보며 ‘왜 옷 파는 회사에 이런 글들이 많은 거지?’라는 의문에서 이본 쉬나드의 책(“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구입해서 읽었고,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임팩트맨(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1년 살아남기 프로젝트)과 디컨슈머(소비가 갑자기 멈춘 세상에서 발생하는 경제 쇼크에 대한 상상), 그리고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기후위기와 소비문화
저자들은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다른 방식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는 기업가의 입장에서, 노임팩트맨은 개인적 차원에서, 빌 게이츠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해야 하는지 또는 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디컨슈머는 조금 특이하게도 소비가 멈춘 세상에서 발생할 경제쇼크에 대해 상상해본다.
그런데 이들 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식이 있다. 우리의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한 가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소비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컴퓨터만 해도 어렸을 때는 성능이 부족해지면 그래픽 카드도 구입하고, 램도 추가하며 조금씩 사용기간을 늘렸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 사람들이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사용한다.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온통 그런 제품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보통 2~3년 정도 사용하다가 새로운 제품으로 넘어간다.
값싼 제품이 넘쳐난다는 점도 소비 증가에 기여한다. 네이버 쇼핑에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을 검색해보니 컵 한 개에 100원도 안한다. 이러니 카페 사장님이 텀블러를 들고 온 손님에게 큰 할인을 해줄 수가 없다.
미니멀리즘이 답이 될 수 있다
그간 환경에 관한 책도 읽고,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자이든 타이든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소비문화를 유지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세상을 구할 수 없어 보인다.
물론 미니멀리스트들 모두 환경주의자는 아니다. 일년에도 수십번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있고, 신형 아이폰이 나오면 곧바로 교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니멀리스트들은 적어도 값싼 제품을 무절제하게 소비하지 않는다. 값싼 옷 5벌 보다는 품질 좋은 비싼 옷 한 벌을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 미니멀리스트들의 가치관이다. 값싼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점만으로도 미니멀리스트들은 세상 누구보다 친환경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미니멀리스트가 되자. 값싼 소비를 줄여 환경도 보호하고, 질 좋은 물건을 구입해 품격도 높이고, 돈도 아껴서 저금도 많이 하는 것.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함께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