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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나도 무관심한 사람이었다

  • 독서

5.18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고등학생 때는 국사를 좋아했고, 대학에서는 정치학을 전공했으니 광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가끔 극우적인 주장에 영향을 받은 친구가 민주당만 지지하는 광주를 폄하하는 말을 할 때,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러지 마”라며 그 친구를 나무라기도 했다. 스스로 광주사태의 정치적·역사적 의미를 잘 이해한다고 믿었다.

사실은 하나도 몰랐다. 대학 1학년 때 교수님이 틀어줬던 다큐멘터리를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지만, 금세 잊어버렸다. 심지어 그 유명한 영화 **”택시운전사”**도 보지 않았다. 이유는? 계엄군의 발포, 시민군의 조직, 광주 봉쇄, 무장진압까지, 이미 내가 다 알고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 영화는 새로울 게 없을 거라 여겼다.

심지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주목받고 모두가 “소년이 온다”를 얘기할 때도 나는 “채식주의자”부터 읽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는 지겨운 한국사나 정치학 공부의 연장선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굳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렇게 밀어둔 “소년이 온다”를 최근에야 읽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전혀 모르던 이야기를 만났다. 그날 광주에 모였던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죽을 게 뻔한 상황에서 왜 개죽음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이 그 뒤에 어떤 고초를 겪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나는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책을 쓴 작가에게 여전히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다. 놀랍게도 그들은 생각보다 많고, 당당하기까지 하다. 왜일까? 아마 관심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알려고 하지 않아서, 알고 싶지 않아서. 사실 궁금해한다는 건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나 역시도 안다고 생각한 이후로는 더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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