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클로, 디지털 소외계층이 되면 어쩌지?

클로드에게 “내 옵시디언 메모 100개를 정리해줘”라고 했더니, 정말로 5분 만에 깔끔하게 분류해뒀다. 놀라움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나는 이걸 따라갈 수 있을까?’였다.

클로드 코워크를 활용한 옵시디언 파일 정리

오픈클로가 꽤나 화두다. 잘은 모르지만 AI에 컴퓨터 권한을 넘겨주고, 이것저것 로컬 작업을 시킬 수 있는 것인가 보다라고 대충만 이해하고 있었다. 나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으나, 시간을 내 공부하기는 어려운 영역이었다.

설 연휴를 맞아 오픈클로가 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당장 오픈클로를 시도하긴 어려워서, 우선 클로드 데스크탑과 MCP라는 것을 활용해 봤는데, 이것만으로도 천지개벽 수준의 놀라움을 느꼈다.

desktop-commander라는 MCP를 통해 클로드에게 내 컴퓨터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길을 터주니, 많은 일이 가능했다. 옵시디언 메모 디렉토리를 가르쳐주고, 뒤죽박죽 저장되어 있는 메모를 적당한 규칙에 따라 정리해달라고 요청하니, PARA 정리법에 따라 내 메모를 깔끔히 정돈해줬다. 클로드코드도 처음 사용해봤는데,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문자 기반이다 보니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하루만에 많은 것들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설렘보다는 압박감이 크게 느껴진다. 과연 내가 이 많은 과정들을 따라가면서 성과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아이러니한 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는 이런 도구를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업무에 적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개선해나가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텐데, 현실은 AI 이전 시대처럼 일하면서 부분적으로만 활용하는 수준이다. 결국 이런 기술 발전은 개인 시간을 쪼개서, 내 개인 영역에서만 따로 공부해야 한다.

최근 읽고 있는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에서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정부와 사회는 여전히 산업사회 체제에 머물러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이 구체제를 깨기 위한 시도였다고 분석하는데, 책을 읽을 때는 미국 이야기로만 느껴졌다. 막상 겪어보니 내 일상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은 따라가려 발버둥치는데, 조직은 더 느리게 움직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손을 완전히 놓는다면 정말로 엑셀도 제대로 못 다루는 50대 과장님처럼 될지도 모른다. 다만 과제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이걸 더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건 좀 더 시간을 들여 고민해봐야겠다.